중국산 투시안경의 실체 (스포츠서울닷컴 7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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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산 투시안경이 화두다. 안경을 끼기만 하면 나체를 볼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입방아가 한창이다. 한쪽에선 ‘설마’ 하면서도 ‘투시 안경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하는 모습이다. 다른 한쪽에선 엉터리 과학의 일환으로 속임수 상술에 불과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이 같은 논란이 뜨거워지면서 세간에선 진짜로 투시가 가능한지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일요시사>에선 전문가들을 통해 중국산 투시안경의 허와 실을 들여다봤다.

 

 

 

안경 끼면 나체 볼 수 있다는 광고에 너도나도 인터넷주문
전문가들 “이론적으로 가능,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

 

중국발 투시안경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현재 중국산 투시안경은 알몸을 볼 수 있다는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 중국에 본사를 둔 ‘아이글라시스 테크닉(Eyeglasses-technique)’이란 업체가 최근 한국어로 된 인터넷 쇼핑몰을 개설해 투시안경을 팔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설마’하면서도 실효성 여부에 강한 ‘호기심’을 나타내고 있다.

 

 

 

‘옷’ 투과해 알몸 엿본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쟁점으로 떠오른 아이글라시스 테크닉사의 국내 사이트는 폐쇄됐다. 그럼에도 아직 여운은 남아있다. 인터넷 주요 커뮤니티에는 후기를 가장한 광고 글이나 ‘카더라’식의 불분명한 소문이 무성하다. 게다가 짧은 기간 수백명이 구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면 중국산 투시안경은 광고처럼 투시가 가능한 것일까. 현재 중국산 투시안경이 제시하는 원리는 간단하다. 옷에서 반사된 가시광선은 차단하고 피부에서 반사된 적외선은 특수필터를 사용해 가시광선으로 변환시켜 투시한다는 것이다. 광고에선 설득력을 얻기 위해 적외선의 파장범위까지 들먹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투사안경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일례로 굴절률을 다르게 한 렌즈를 사용한다면 투시를 할 수 있다. 예컨대 전자기파 중 가시광선은 사람의 눈에 보이는 범위(380~770㎚)의 파장이지만 770㎚를 넘는 파장을 가진 적외선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공항 검색대 등에서 사용되는 투시 카메라가 이 같은 원리다. 그렇지만 안경렌즈에 적용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국산 투시안경은 속임수 상술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 대표적 실례로 투시 가능 조건을 꼽는다. 예컨대 사람이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적외선을 인식해 주는 장치(일종의 필터)가 필요하고 여기에다 적외선이 인식한 것을 사람이 볼 수 있도록 가시광선으로 다시 바꿔주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현재 투시 기술을 안경 렌즈에 접목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실제 아직 학계에서 투시안경 기술을 개발했다는 사례나 논문도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전문가들은 투시 안경 개발이 향후 10~20년 뒤에나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회의적 반응이다.
한 안경전문가는 “물론 특수한 필터를 이용해서 적외선을 가시광선으로 변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만 이런 기술은 레이저와 같은 특별한 특성을 가진 강한 전자기파의 경우에만 적용된다”며 “그러나 필터를 이용해서 짧은 파장의 빛을 만들어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고 게다가 가시광선이 강한 대낮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는 정말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이 속임수 상술로 보는 또 다른 근거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투시안경 렌즈를 꼽는다. 이 렌즈가 한 장으로 돼 있고 매우 얇아서 투시 특수 장치가 달려 있다고 보기에는 매우 단순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투시를 위해선 적외선을 인식하고 이를 가시광선화시켜 주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속임수 상술로 보는 근거는 또 있다. 현재 기술로는 투시안경 제작이 불가능하다 게 그것이다. 옷 안의 알몸을 투시할 정도의 기능을 안경에 담기란 불가능하다 얘기다. 현재 투시를 해서 고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기술력이 없다는 것.

 

 

 

“관음증 자극한 상술”

 

한 안경전문가는 “물론 군사용으로 쓰이는 적외선 망원경처럼 물체의 열기를 탐지해 윤곽을 볼 수 있도록 한 특수 장치는 가능하다”면서 “그렇지만 선글라스와 같은 안경에 이 같은 장치를 장착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윤곽만 볼 수 있지 뚜렷하게 속살이 보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분석을 토대로 중국산 투시안경은 호기심과 관음증을 자극하는 상술일 뿐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투시의 원리를 대략 알고 있는 판매자들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술로 악용했다는 얘기다. 돈을 내고 물건을 주문했다가 물건을 받지 못했다는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는 게 ‘호기심을 자극한 전형적 사기극’이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경찰은 사기 판매에 무게를 두고 수사에 나선 상태다. 이 제품이 검증되지 않은데다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돈을 벌어보려는 인터넷 사기의 유형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경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조짐이다.

 

 

 

<일요시사=스포츠서울닷컴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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